크레마 그랑데 영입, 그리고 나를 거쳐간 ebook 단말기들.

     전자책과 함께한 세월도 얼추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내게 있어 첫 전자책 단말기는 '크레마 터치' 였었다. 전자책 단말기라는 것이 그렇게 썩 와닿지 않았었으나 한번 시험삼아 사용해본것이 내 독서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았었다. 크레마 터치를 사용하면서 시집 한권도 안되는 무게에 몇천권이나 되는 책을 담을 수 있고 종이를 넘기는 맛만 없지 나머지는 완전 종이책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며 단말기가 없으면 책을 읽을 수가 없는(?) 그런 괴현상까지 일어났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너무 재미있는 책은 걸어가면서도 읽고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길거리 독서에는 큰 단점이 있었으니 (교통사고 위험은 일단 둘째치고. 인도가 아닌곳을 걸어갈때는 전적으로 본인책임이지 않나?) 바로 책의 무게이다. 외국에서는 '페이퍼백' 도서라고 해서 갱지로 만든 가볍고 싼 책이 출판되고 그 수가 압도적이라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구입하고 '가볍게'독서하고 다 읽으면 재활용쓰레기로 활용하고 또 기억나면 커피사듯 다시 구입하고 그렇게 책이 순환되는데 우리나라 책은.... 국내 종이책의 아쉬운 점이기도 한데 우리나라는 쓸데없이 양장본이 너무 많다. 그놈의 양장본!!!!!!!!!!!! 그 두꺼운 종이감각 못잃어서 참 출판사들 가지가지 한다. 책이 이쁜건 참 좋아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수집욕구도 생기고 그런데 그전에 책의 물리적인 무게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근데 여기엔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율과 책회전율이 바닥을 치고있기에 책은 안팔리고 출판사도 먹고 살아야되고 하튼 그런 복합적인 문제점이 맞물리긴 하지만, 어쨋든 양장본이 너무많다보니 책을 읽으면서 걸어다니는건 일종의 팔운동 효과도 겸해지는 그런 아이러니한 취미였었다. 

     그런 나에게 전자책과 단말기의 장점중 하나인 '가벼운 무게와 어디서든 읽을 수 있는 휴대성'은 나에게 너무나도 유용하면서 소중한 장점이었었다.

     

     그 이후로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이하 리페라)를 거치고 새로운 기기, 파피루스3호(내가 애정하는 물건에는 이름을 붙인다...헤헤) 크레마 그랑데를 영입하게 되었다. 워낙에 기기를 소중하게 쓰는지라 고장을 잘 안내다보니 크레마터치 이후로 수많은 전자책 리더기가 쏟아져 나와도 그 저품질의 터치가 고장나질 않으니 바꿀 명분도 없고 전자책 기기로서 터치가 나름 기능을 열심히 발휘하다보니 쭉 쓰게 되었었다. 이 페이퍼도 얼추 2년 넘게 사용하다가 어느날, 기계욕심 1도 없던 나는 새로운 전자책 기기를 발견하게 되는데...

     

     

     

        

     

    세상에... 뭐야이거.... 리페라보다 더 큰데다가 화질도 쨍쨍하고 배터리가 장난아니란다.... 내가 터치로만 몇년을 써온 사람인데 처음으로 리더기에 대한 욕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록 보관상의 실수로 파피루스 2호 리페라의 액정 밖 하단 베젤부분에 약간의 금이 생기긴 했지만 아직도 쌩쌩하게 잘 돌아가는 리페라를 어떻게 처분할까 하다가, 나랑 비슷한 취미를 많이 공유하고 있으면서 책 또한 좋아하는 백용이형에게 열심히 영업하여 헐값에 파피루스 2호를 넘기고 파피루스 3호를 영입하였다. 내 주위에 전자책러를 영입하기 위한 영업비로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뭐. 근데 위 기기들이 아무래도 가격이 좀 있는지라... 간간히 외주로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가는 나에게 약간 타격이 생기는 금액들이었는데, 끌어모을 수 있는 돈을 모두 끌어모아 나의 쾌적한 독서환경을 위해, 그리고 과감히 올 한해 열심히 살아갈(?) 나를 위해!!! 셀프선물을 하사하였다. ^_^어떻게든 사고싶어서 질렀다라는 말을 열심히 자기합리화 시키고... 후 그래도 빚은 안만들었다 다만 미래의 나에게 좀 힘들게 살아가야 할 자신의 빚만 생겼을뿐... 미래의 나는 어떻게든 살아주겠지 암.

     

     구매의사는 생겼지만 크레마 그랑데와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둘 중에서 고르는게 참 선택이 어려웠다. 하필이면 비슷한 시기에 거대 인터넷 서점사(한국epub vs 리디북스)에서 비슷한 기기를 출시해서 선택이 더더욱 힘들었었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서점사이자 제일 많은 책이 있는곳은 리디북스인데 리페프는 믿고쓰는 서점사 이기에 AS라던가 속도 및 최적화가 좋을것이며 물리키가 있는게 너무 좋지만 한편으로 7.8인치 화면은 왠지 좀...휴대하기에 부담스럽게 클거같고 또다시 알라딘 같은곳을 이용하려면 루팅의 모험을 떠나야 될것 같은 단점이 있었다.

      그랑데는 열린서재(타 서점사 앱 설치 루팅없이 가능)기능때문에 앱설치는 문제 없지만 리페라와 크게 차이가 없을거같고 리페라 쓰면서 가장 좋았던것이 물리키의 존재였는데 그랑데는 물리키가 없고 대신에 리모콘을 따로 구입하여 편하게 볼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결정을 완벽히 그랑데로 쏠리게끔 만드는 일이 두가지가 있었으니, 첫번째는 평소에 자주 활동하던 네이버 ebook 카페에서 크레마 리더기의 리모콘 사용기였다. 리모콘의 편안함은 리페시리즈의 물리키를 뛰어넘는 편안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G마켓의 그랑데 특가세일...!! 해당카드만 사용하면 체크카드라도 상관없고 15%나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20여만원의 기기를 17만원에.... 허허. 여기에 케이스+리모콘까지 합치면 리페프 기기를 최대한 싸게 사는 방법보다도 1.5만원 정도 절약되는 값이라니. 물론 리디북스는 캐쉬를 충전한만큼 포인트가 따라와서 책을 더 구입할 수 있지만, 어자피 읽어야할 책이 수백원(......)이 남아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기기로만 보면 리모콘과 케이스까지 사용하는데도 더 싸니까 내형편에 이 기기 구입하는것도 참 대단한 결정인데말이지. 

     

     결국은 그랑데로 확정했고, 물건을 받고 파피루스3호를 사용한지 이제 얼추 1주일이 넘어가는데 매우매우 잘 사용중이다. 무엇보다도 계속 안꺼놓고 슬립모드로 1주일이상 지속되는 깡패배터리가 너무나도 감동이었다. 리페라는 사용안하면 계속 꺼놓고 사용하고 필요할때마다 켜서 사용했었는데 그랑데는 그런걱정 없이 바로바로 슬립모드만 해제하면 되니 너무나도 편한것... 그리고 리모콘....... 페이퍼 시리즈의 물리버튼은 진짜 넘볼수 없는 편안함이다이거. 물리버튼은 절대로 크레마 리모콘을 못이긴다.

     

     크레마 터치로 시작한 전자책 단말기 인생, 다시 크레마로 돌아오게 된것이 참 재미있다. 앞으로 한 5년, 아니 10년여간은 풀컬러 eink 전자책 단말기가 나오지 않는 이상 계속 그랑데로 만족할거같다. 잘부탁한당 파피루스 3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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