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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무향무취

⭐평생 잊지못할 비전공자의 42경산 3기 1차 라피신(Lapiscine) 후기⭐

by 륜곰 2025. 2. 20.

나 ㄹㅇ루 넘모많은 일들이 잇ㅅ엇어

 지금도 라피신을 생각하면 손수건 한두장을 젖히지 않고는 이야기 할 수가 없다. 끝까지 잘 수료하긴 했는데.....하.......................... 진ㅉ짜...........진...ㅉ...ㅏ......... 너무..........힘들었다..................................🥲 그렇지만 라피신을 왔던것에 후회하느냐?는 절대 아니다. 난 주변에 42경산 혹은 42서울에 지원하겠다는 사람이 보이면 무조건 신청해보라고, 최소 라피신 과정만큼은 찍먹해보라고 권유할것이다. 다만 매우매우매우매우 힘든 과정인만큼 매~~~~~~~~~~~~우매우매우 얻어가는것이 많을 것이라는 첨언을 붙여두고... 자 그럼,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같이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참고로 비밀유지서약으로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음

 

 

 

💎 42경산 입문계기

24년이 끝나가는 마지막달의 어느날, 부트캠프에서 만나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며 친분을 다진 (일방적으로 맺어진) 소-울 메이트 곰아저씨가 나에게 이런 제안을 했었다.

륜곰님 같이 42경산 지원 안해보실래요?

 

 처음에는 이인간이 뭔소리를 하나 생각했다. 아니 님아 우리 프론트취업하기에도 바쁜데 그 뭐냐 거기에선 한달동안 C언어 위주로 치고박고 배운담서요 제정신임?! 이라고 내뱉었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묶여져서 라이트훅 레프트훅 한대씩 맞고 한강물에 버려졌겠지 싶어 음.. 고민해볼께요,,,,하면서 42경산, 42서울 그리고 42에꼴 등등 42경산을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들을 하나둘씩 찾아보게 되었었다. 그중 가장 크게 와닿았던 No교수, No교재, No강의 위주로 흘러간다는 자기주도학습이었다. 전혀 K스럽지 않은 학습과정이 과연 잘 정착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면서 (아 당연히 잘 정착했으니 42서울이 나도 어디선가 들어본 대명사가 되지 않았겠냐며~) 개발언어의 근본인 C언어를 배우면서 비전공자 입장에서 부족한 개발의 정수를 배울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점점 42경산쪽으로 마음이 기울여질려는 찰나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디ㅍ만(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만나는 어쩌구 동아리) 서류합격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이 결과에 따라서 42경산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었고 그 결과 현재 이렇게 42경산과 인연을 맺게 되어 라피신을 수료하게 되었었다....에이 뭐 사실~~ 찾으면서 마음이 42쪽으로 많이 기울여져 있었었고~~~....^^....라피신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42이노베이션 선생님들 넙죽넙죽(- -)(_ _)

 

 42경산에 본격적인 과정인 본과정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라피신(Lapiscine)이라는 1달간의 본과정 선발과정에 임하여야 한다. 프랑스어로 수영장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말그대로 멀리 헤엄쳐 나가기 위해 수영장에서 기초 수영훈련을 받는 뉘앙스다. 사실 실상은 튜브없이 동해바다 한군데 빠뜨려놓고 지금부터 알아서 생존하도록한다 실시의 느낌...

본과정을 낋여오너라.

 그러한 라피신에 입과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상으로 두 종류의 문제를 풀어야 했다. 최대 3시간의 시간이 주어지고 화면을 보면서 마우스로 클릭하면서 풀게 된다. 게임시작하고 극초반에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면 스스로 어떻게 풀어야할지 얼추 감이 오게 된다. 다만 시작은 매우 쉽지만... 레벨이 올라갈수록 기하학적으로 매우 어려워진다. 본인같은 경우는 첫번째 문제는 14레벨, 두번째 문제는 10레벨에서 마무리 지었던것 같고, 문제를 다 풀고 합격선을 충족하게 된다면 48시간 내로 합격 메일이 오게 된다.

합격 ㅊㅊ

테스트 합격 후 간단한 신원확인 조사를 진행하는 온라인 미팅을 마치고 나면 42경산 라피신 과정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게 되고, 라피신 OT입학날에 맞추어 42경산이 진행되고 있는 대구대학교로 방문하면 된다. 이렇게 42경산에 첫발을 디디게 되었었다.

 

 

 

💎 42경산 입성

서울역의 새벽녘은 여전이 분주하다

 OT당일 2시까지 42경산 이노베이션센터에 도착했어야 했기에, 같이 지원한 메이트 아저씨는 한발 더 먼저 일찍 출발하고 난 집근처 열차 첫차를 타고 7시쯤 출발하게 되었었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냈기에, 일찍 도착한 후 대구의 로컬 사우나도 구경할겸 몸좀 씻고 지지고 경산 가야겠다 싶었는데 경산역 도착하고 대구대학교까지 가기에도 거리도 꽤나 되어서... 어쩔수 없이 쭉쭉 도착하는 일정으로 발빠르게 보내게 되었다.

 

42경산 과정이 이루어지는 경산이노베이션 아카데미와 잃어버리면 큰일나는 어쩌구 (근데왜케더럽게찍혔지)

 사진에 보이는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에서 1달동안 공부하게 된다. 건물은 하나인데 여기서 라피신과 본과정이 이루어지는... 작지만 거대한 장소이다. 크게 간단한 음식 및 다과를 섭취하며 자유롭게 쉬는곳(오아시스)과 공부하는곳(3개의 클러스터), 잠시 누워서 쉬거나 밤샘러들이 숙면을 취하는 리클라이너 존으로 나뉘어지는데 가장 많이 머무게 될 곳은 클러스터라고 불리는 공부하는 곳이다. 이 클러스터중 한곳에 전부 모여 OT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라피신 과정을 OT부터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임하게 되었다.

 

 OT중 42경산 학장님께서 말씀하신것이 있다. '여기는 코딩하러 오는 곳이 아닙니다. 함께 협력하는 능력을 배우는 곳입니다.' 라피신을 수료한 직후, 이 말뜻이 무엇인지 많이 와닿게 되었다. 42경산이 바라는 인재는 코딩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님을 지금 글을 쓰는 와중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협력...협업... 이건 개발자로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맞다. 그리고 라피신 과정중에서도 이 협력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시 된다. 왜냐구...? 비밀입니다.....

 

 

 

💎 42경산에서의 일상

 대부분 기숙사에서 살아가는 합숙의 형태이기에 사람관계가 꽤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겪어본 바... 라피신은 절대로 혼자서 공부해 나갈 수 없는 구조이다. 나같은 경우는 함께 42경산에 입학한 친구가 있었기에 초기 적응에는 수월하게 잘 헤쳐나가게 되었었다. 또 라피신의 공부 구조상 사람들과 마주치는건 필수불가결 이기에 함께 공부하면서 친구아저씨를 필두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 몇몇과 자연스럽게 뭉치며 다니게 되었다. 라피신 과정을 시작할때는 공부에만 전념하려고 함께온 친구 외에는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쏟지 않으려고 했었건만 그래도 공부하면서 만난 마음이 가는 좋은 사람들과는 안친해질 수가 없었다. 

 

 기숙사는 대구대학교의 향토생활관에서 살아가게 된다. 처음 라피신에서 통지를 받을때는 공용화장실/욕실이 있는 구조라고 들었어서 흠 군대 생활관같은 복작복작한 시스템인가 싶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방마다 화장실 욕실이 설치되어있는 형태였다. 방한이 썩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2인 1실 구조로서 적당히 살만한 시스템이었다. 뜨신물도 잘 나오고... 다만 수압이 매우 약해서 주변 지인이 볼일보다 막혔다는 끔찍한(...)비보를 들은 뒤 초반에는 생리현상중 배출시스템은 외부에서 처리했었다. 

 

방한만 빼면 나름 아늑한 구조의 2인 1실 향토생활관 숙소

 근처 먹거리는 어땟냐? 감히 말하건대 대구는 맛의 도시라고 기억할 수 있게 될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웠었다. 밥!밥!밥!!을 외쳐주는 친구 밥대장님의 인솔하에 우르르 몰려다녔는데 학식도 매우 맛있었고, 정문 근교의 소소한 밥집들이 정말....정말 JMT이다. 길거리에 위치한 닭꼬치도 서울에서 맛볼 수 없는 진짜 맛있는 닭꼬치였다. 학식 종류도 매우 많고 (특히 뷔페식에 매일매일 영양사님이 메뉴를 짜서 만든 교직원식당 완전짱...) 외식거리도 종류는 크게 없지만 하나하나 진짜 맛에 진심인 맛집들이다. 특히 중국집이 3군데가 몰려있는데 이 3곳 모두 정말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곳이다. 그래서 주로 먹었던 음식은 중식은 교내 식당, 석식은 중국집(개인적으로 우당탕반점이 맛있...)과 한솥도시락, 맘스터치를 오가면서 먹었고 특별한 일(시험이나 팀프로젝트 끝날때)이 있을때마다 고기뷔페와 감자탕집에서 소소한 회식을 즐기기도 했었다.

 

 그리고 공부중 혈중 치킨농도가 옅어져 너무나도 야식이 땡기던 어느날, 사람 몇몇을 모아서 기숙사에서 같이 치킨을 시켜먹기도 하고... (아래 사진 마지막) 대학교를 졸업한지 이제 거의 10년이 되어가는데 이런 야식 먹부림 하면서 다시 야간작업하던 대학생으로 되돌아간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라피신 과정중 먹부림했던 맛있는 음식들

 진짜 밥 하나는 알뜰살뜰하게 잘 챙겨먹은것 같다. 가뜩이나 어려운 공부에 활기를 더해주는게 친한 동료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밥먹고 소소하게 놀면서 격려도 받고 기운도 받았던게 가장 컸던것 같다. 특히 라피신이 끝나고 같이 맛있는 밥을 먹고 노래부르며 놀았던 기억이 정말 큰 힐링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본과정에서도 함께하면 참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기숙사 지하에는 빨래방이 있었는데 맨처음에 눈이 튀어나오는줄 알았다. LG 드럼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는데 각각 이용료가 800원.... 8,000원도 아니고 800원 팔백원....!!!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외곽지역의 코인세탁소는 빨래한번에 최소 5,000원이 드는데 이 어찌 자비로운 가격인지... 한달간 거주하며 사용할 속옷가짓수를 얼마 챙겨오지 않았었는데 다행히도 쾌적하게 옷을 잘 입고 다니게 되었던것 같다.

 

💎 마무리

대구대 교내용 호랑이 학군이 보고가세요. 보고도 지나칠 수 없는 눈빛공격을 제대로 당해 참치캔 2개나 삥뜯겼습니다.

 마지막 시험을 치루고 클러스터를 나오는 날,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살짝 궁상을 떨었었다. 그 궁상은 그동안 힘들었던 나날의 기억들이자 시험 끝나는 시간까지 집중해서 안풀리던 문제를 수시간에 걸쳐 풀어내고 만 나 자신에 대한 토닥토닥 격려이었을 것이다. 시험이 종료되고 내 학습에 큰 도움을 줬던 동료들을 얼싸안고 얼마나 둥개둥개 했는지 모른다.

 

 라피신 기간이 내게 있어서 특히나 힘들었던 이유는 바로 비전공자 출신 이라는 점도 한 몫을 했었을것 같다. 그림그리고 디자인하면서 살던 내가 개발을 하면서 살 것이라 그 누가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는 경력이 있긴 했지만 C언어와 리눅스를 처음 보는 상태에서 자바스크립트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함수와 변수, 반복문, 조건문정도만 자바스크립트에 빗대어서 이해하고 나머지는 쌩판 처음보는 로직에 무릎을 끓었던 나날이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특히 날 가장 힘들게 했던건 '포인터'였다. 메모리가 참조하는 주소를 가리키고 이 참조된 값을 이용하기 위해선 역참조를 사용해야한다는 개념이 계속 흡수될 생각을 못하고 내 머리에서 튕겨져 나왔었다. 하도 이해가 안되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계속 물어보고 추천받은 강의도 오아시스에 가서 들어보고 하는데도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나마 이 포인터에 대해서 얼추 감이 잡히기 시작한게 시작한지 2주일이 지난, 라피신 기간의 거의 절반기간을 쏟아부은 상태에서야 그~~나마 이해가 되기 시작했었다. 

 

 라피신 과정은 동료학습이라는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이 시스템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었다면, 더더욱 학습에 큰 발전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그렇기에 본인이 극내향적인 성격이라 한다면 솔직히 말해서 제대로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학습하기 위해서 반강제적으로 동료끼리 학습해야하는 장치가 설정되어 있긴 하지만, 반대로 소극적인 성격에 초면의 사람을 대하는것이 어렵다면 동료학습을 경험하지 못한채 그대로 라피신이 종료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만약, 코딩경험이 전무한 비전공자분들이 라피신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42경산의 소개 문구중 '비전공자도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말은 그대로 듣지 말고, 최소한 'C언어의 자료형, 포인터, ASCII 코드의 개념과 활용 용례'는 미리 공부해보고 가는것을 간곡히....권고한다(젭라). 원체 머리가 그닥 좋은편도 아니긴 하지만 프론트엔드 경험(JS, TS, React, Next 사용경험)이 있는 나조차도 라피신에서 처음보는 C언어를 접하면서 수없이 많은 좌절을 겪게되었었다. 쭉 공부하면서 느낀점이 미리 이 개념들을 알았었다면 보다 수월하게 라피신 과정을 공부했었으리라 확신했었다. C언어와 리눅스를 단 한번도 만져보지 못한 비전공자 입장에서 뼈저리게 느낀 깨달음이니 추후 라피신에 입문할 제로베이스 비전공자 동지분들은 이 말을 꼭 숙지하고 가달라....ㅠㅠ

 

그래도 뭐, 글 서두에도 밝혔듯 난 이 라피신 과정을 지원하고 수료한것에 대해서는 단 한치의 후회도 하지 않는다. (다시한번 나를 이끌어준 일방적 소-울메이트에게 감사를😉)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되는 한 이 라피신 과정에 지원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C언어 외의 다른 언어를 다루는 직군들도 내가 배우고 느낀것처럼 개발의 근본 언어인 이 C언어를 배우면서 개발의 또다른 물꼬를 틀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고 개발 공부 방향의 정도를 제대로 깨우치게 되리라 생각한다. 잠자리와 공부할 곳이 제공되며 적지않은 지원금이 나오는 상태에서, 최고의 공부환경이 만들어져 있는 곳에서 인생의 어느 시점에 이렇게 말 그대로 '코딩에 파묻혀서' 코딩에 대해 말하고 설명하고 들어보면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사실 코딩공부뿐 아니라 이 42에꼴의 자기주도학습형의 공부방식이 한국에 정착될 수 있다면, 어느정도의 전제조건이 필요하긴 하지만 얼마나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할정도로 획기적인 공부방식을 경험하고 왔다. 분명 내 개발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곳이라 장담할 수 있을것 같다.

 

 아직 본과정 결과가 발표나지 않았지만, 본과정에 가든 못가든 개발인생에 있어 좋은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곳이라 생각한다. 정말 바닥으로 꺼지고 맨틀내핵을 뜷을만큼 힘들었지만 정말 뜻깊었고, 정말 즐거웠던 라피신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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